18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일~16일 법원경매에서 진행된 총 39건의 서울 아파트 낙찰건수 중 법인 명의로 받은 낙찰 건수는 12건이다. 낙찰자의 약 3분의 1 정도가 법인 명의로 경매시장에 참여한 셈이다.
지난해 9월1일~16일 낙찰된 30건의 서울 아파트 중 법인 낙찰자가 3명에 불과했던 점과 비교해봐도, 법인 명의 낙찰자들은 눈에 띄게 늘었다.
지난 16일 낙찰된 서울 아파트 5건 중 2건은 법인명의로 낙찰됐다.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 7단지 아파트 전용면적847㎡에는 5명의 응찰자가 몰려 감정가 7억7600만원의 110%인 8억5365만원에 낙찰돼, 이날 진행된 경매사건 중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했다. 서울 구로구 고척동 해피그린 아파트 전용81㎡도 감정가 100.67%인 2억8490만원에 낙찰됐다.
법인명의 낙찰자가 늘어난 데에는 개인 보다 대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. 정부가 '9.13'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기 전에는,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집값의 80%를 대출 받을 수 있었다. 하지만 투기지역,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을 담보로 하는 임대사업자대출이 대폭 축소(LTV 40%)되면서, 그나마 자금 융통이 편리한 법인 명의로 매매사업자들이 옮겨간다는 분석이다.
지지옥션 박은영 선임연구원은 "정부의 대출 규제가 오히려 무주택자 서민이 아닌, 똑똑한 법인 투자자만 살아남게 하고 있다"고 설명했다.
jyyoun@fnnews.com 윤지영 기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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